한복과 함께 찾아온 새로운 인생, 한복모델 김성은 동문 인터뷰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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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3
http://info.sookmyung.ac.kr/bbs/sookmyungkr/82/28591/artclView.do?layout=unknown

진로를 정하지 못해 방황하는 청춘들이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하루빨리 꿈을 찾아야 한다는 불안감에 청춘들의 어깨는 무거워 지고 있다. 그러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말처럼 늦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뜻을 이루며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복을 입고 전 세계를 누비며 한복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김성은 동문(수학83)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수학과 79학번 김성은입니다. 저는 우리대학에서 4년 동안 대학 생활을 하면서 수학만 알았지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는 학생이었습니다. 졸업 후 고등학교에서 수학 교사를 하다가 수학전문학원을 운영하며 수학과 가정밖에 모르는 평범한 워킹맘으로 살아왔어요. 현재는 한복을 알리는 뜻 깊은 일을 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답니다.

 


 

- 어떻게 한복모델을 하시게 된 건가요?

 

자녀들을 모두 키우고 나서 나만의 특별한 제2의 인생을 살고 싶은데 뭐가 좋을까?’ 생각하던 중 남편의 권유로 독일의 한 패션쇼에 참여했습니다. 그 후 딸과 함께 추억을 만들고자 참여한 사랑해요, 대한민국 한복모델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게 되었고 그 경험에 힘입어 한복모델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 처음에 한복모델로 활동하셨을 때, 다른 주변 분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처음엔 다 놀랬죠(웃음). 특히 대학교 친구들은 정말 신기해했어요. 학생 때는 무척 내성적인 데다가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는 편이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카메라 앞에 선다는 걸 듣고 모두가 놀라워했던 것 같아요.

 

- 한복모델과 주부라는 두 가지 역할을 병행하시면서 힘드신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저보다 자녀가 먼저였죠. 하지만 이제는 아들 딸 모두 성인이라서 나만의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졌어요. 무엇보다 가족들의 이해와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다. 우리나라와 한복을 알리는 일이기 때문에 힘들기보다는 보람차고 기쁩니다.

 



- 지난해 11월 열린 미시즈 아시아 인터내셔널에서 우승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대회 첫 한국인 참가자이자 최고령 참가자라고 했는데 우승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미시즈 아시아 인터내셔널에서는 기혼여성들이 드레스와 전통의상을 입고 무대에 서게 됩니다. 이 대회가 미시즈 아시아 국제미인대회이지만 저를 돋보이게 해준 것은 한복이었다고 생각해요. 참가한 사람들 모두가 각국의 화려한 민속전통의상을 입었는데, 심사위원분들이 특히 단아한 한복을 예쁘게 봐주신 것 같아요. 세계적인 무대에서 아름다운 한복을 마음껏 자랑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 그동안 많은 쇼 혹은 대회에 참가하셨는데, 그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대회나, 참가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던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있나요?

 

작년 11월 상해에서 한 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중국의 유명한 영화들을 촬영한 곳이고 굉장한 규모의 무대였기 때문에 저는 이런 어마어마하게 큰 무대에 올라갔다는 것에 스스로 자랑스러웠어요. 다른 참가자들은 영어나 중국어로 유창하게 자기소개 했는데, 저는 영어나 중국어가 약했어요. 그래서 저는 간단히 중국어와 영어로 인사만 하고 그 외에는 자신 있게 한국어로 말했죠. 결국 한복과 한국어가 대상을 받은 셈이죠.(웃음)

 

- 국제외교문화교류회 단장, 한류 관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까지 겸임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여러 활동을 하시느라 힘든 점도 많을 것 같아요.

 

그렇게 힘들진 않아요. 오히려 보람을 느끼죠. 국제외교문화교류회는 주한 외교사절단들에게 한복을 소개하고, 한복쇼를 통해 문화교류를 하는 단체입니다. 행사 중에 만나는 외국 분들이 한복이 너무 아름답다고 감탄할 때마다 우리의 한복이 자랑스러워요. 이런 점에서 오히려 보람차고 즐겁습니다.

 



- 그럼 한복이 단순히 의류로서 한국의 멋과 문화를 알리는 일 외에도 외교활동까지도 한다고 봐야겠네요.

, 그래서 저는 뜻깊고 의미 있는 일, 그리고 우리나라를 알리는 일에는 항상 한복을 입고 달려갑니다.(웃음) 예를 들어 90개국이 참가한 세계생활체육협회 서울총회,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서포터즈, 주한 외교 사절단과 함께 하는 경복궁 달빛 한복쇼, 고려인 어르신 합창단 고국 방문, 미국 알렌 선교사 환수활동, 이산가족의 날 행사, 국제 관광전등에서 한복 의전 및 한복쇼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복을 통한 민간 외교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한복모델로서 한복을 홍보하고 계시는데 한복에 특별한 매력이 있다면요?

 

직선과 곡선이 함께 공존하는 한복은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어떤 외국인은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한복이 너무 아름다워 바람의 옷이라고 표현한 적도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한복 자체가 굉장히 품위 있어서 입고 있으면 몸가짐, 마음가짐까지 단정해지죠.

 

- 향후 계획이 있으신가요?

 

한복과 인연을 맺었으니까, 한복의 아름다움을 전파하는 데 계속 힘을 쓰고 싶어요. 우리의 문화, 한국의 미, 전통 가옥, 무궁화사랑 등 우리나라만의 전통문화를 알릴 수 있는 일에 한복이 함께 한다면 보람되지 않을까요? 제 꿈이에요(웃음).

 

- 수학과를 졸업하셔서 수학과 관련된 일을 하시다가 한복모델이 되셨는데, 현재 자신의 전공에만 얽매여서 진로를 정하려는 학우들이 많이 있어요. 이런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제 경우에도 수학과를 선택한 것이 온전히 제 의지는 아니었어요. 부모님의 권유로 수학교사의 길을 선택했죠.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는 다른 전공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더라도, Just now! 지금부터라도 자기 뜻을 찾아서 꿈을 이루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도전과 실패와 경험을 통해서 나의 길을 찾는 노력이 필요해요. 지금 58세인 저도 새로운 활동을 하는데, 절대 늦었다고 생각하면 안돼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추구하다보면 본인의 꿈을 이룰 수 있어요. 숙명인 여러분들 응원합니다! 꿈은 이루어집니다!

 

취재: 숙명통신원17기 김민주(가족자원경영학과18), 남가은(소비자경제학과18), 정세린(영어영문학부17)

정리: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