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궁금할 때 저를 찾아주세요!” KBS 기상캐스터 배혜지 동문 인터뷰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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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3
http://info.sookmyung.ac.kr/bbs/sookmyungkr/82/26711/artclView.do?layout=unknown

날씨정보는 우리의 삶과 뗄 수 없는 밀접한 사이다. 중요한 면접날이나 기일에 날씨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자칫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날씨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기상캐스터의 역할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기상캐스터에 대한 직업 선호도가 아나운서처럼 높아지면서 주요 방송사 기상캐스터의 경쟁률은 수백대 일에 달한다. 자연스레 지원자들의 스펙도 대단히 높아졌다.

지난해 KBS의 신입 기상캐스터가 된 배혜지 동문(IT공학 17) 역시 다양한 이력을 자랑한다. 재학 시절 두산그룹의 사람이 미래다시리즈 광고에 대학생 모델로 출연해 얼굴을 알렸고, 우리대학 홍보모델과 리더십그룹 앰배서더, 그리고 풋살팀 선수 등 다양한 교내외 활동을 이어온 소위 엄친딸이다. IT공학(전 멀티미디어과학과)과 미디어학을 복수전공한 융합형 인재기도 하다. 이에 숙명통신원이 배 동문을 만나 많은 숙명인들이 궁금해 할 기상캐스터 이야기를 들어봤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11학번 IT공학과와 미디어학부(복수전공)를 졸업한 KBS 기상캐스터 배혜지라고 합니다. 광주 KBS에서 처음 기상캐스터를 시작해 YTN을 거쳐 현재 KBS 입사 6개월 차 신입 기상캐스터로 활동하고 있어요. 지금은 KBS 뉴스라인에서 날씨를 전하고 있습니다.

 

- 기상캐스터가 날씨와 관련된 보도와 함께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간단하게 소개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기본적으로 뉴스진행이 주업무에요. 기상청에서 통보문을 주면 일기도, 강수자료 등 기상과 관련된 자료들을 통해 직접 원고를 작성해요. 원고 작성 후 그래픽구성 회의에도 참여해 방송에 들어갈 기상예보를 만들고 보도하고 있어요. 다른 선배님들은 뉴스진행이 아닌 페이스북과 같은 SNS 매체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기도 하죠.

 

- 동문님이 학교에 재학 중일 때는 어떤 학생이셨나요?

 

저는 누구보다 여대를 즐겁게 보낸 학생이었죠(웃음). 1학년 때부터 우리대학 리더십그룹인 홍보대사 앰배서더 활동도 했고, 학교 홍보모델과 풋살팀, 해외 탐방 프로그램도 해봤어요. 저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거의 참여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대학생활을 정말 바쁘지만 알차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방송 일을 하게 된 계기/기상캐스터 되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두산기업 사람이 미래다광고모델로 TV에 나왔던 경험이 있어요. TV 속 광고에 나오는 제 모습이 정말 신기하고 또 TV에 나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광고가 나오면 TV앞으로 달려가 제 모습을 너무 뿌듯하게 지켜보시던 아버지의 모습도 즐거운 경험이었죠. 그후 이금희 교수님의 방송진행과 아나운싱 수업을 들으면서 아나운서라는 꿈을 구체화하고 키워갔던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웃음이 많은 게 정말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나운서 준비를 하다가 우연히 기상캐스터 시험을 보게 되었어요. 그 때 기상캐스터를 하면 저의 장점을 살려 밝은 기운을 담아 날씨를 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전공이 IT공학이다 보니 과학과도 친근했어요. 이 점이 날씨와 관련된 전반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원고를 작성하는 데 도움이 되었죠.

 

- 동문님이 생각하시는 기상캐스터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기상캐스터의 가장 큰 매력은 주어진 방송 하나를 전부 직접 기획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원고작성, 의상선택은 물론 그래픽 구성까지 방송을 어떻게 하겠다에 대해 내가 모두 정할 수 있는 것이 정말 매력적인 것 같아요. 비가 올 땐 어떤 배경을 사용할지 생각해보기도 하고, 직접 찍은 사진을 제 방송의 배경으로 사용하기도 해요. 날씨가 일상과 정말 밀접한 만큼, 일상 속의 모습을 반영해서 보도할 수 있다는 점이 방송을 준비하는 동안 즐겁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 기상캐스터가 되기로 결심한 후 특별히 준비해온 과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모든 방송사 기상방송을 모니터링 했었어요. 직접 필기해가면서 방송에서 사용하는 표현 등을 배웠고, 정해진 날씨정보를 각각 다르게 보도하는 것을 보면서 그 기상캐스터만의 장점을 찾아갔던 것 같아요. 거울 앞에서 연습도 정말 많이 했어요. 특히 화장실 거울 앞에서 연습한 것이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웃음). 아무래도 소리가 울리기도 하고 큰 거울을 통해 손짓과 표정을 함께 연습할 수 있었거든요. 현재도 공부는 꾸준히 하고 있어요. 날씨 기사는 기상에 관한 내용을 알고 써야하기 때문이죠.

 

- 그렇다면 기상캐스터를 꿈꾸는 학생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실제로 학교생활을 하시면서 하신 활동 중 학생들이 꼭 했으면 하는 활동이 있나요?

 

날씨에 대해서 자기가 느끼는 부분을 많이 생각해보는 것이 좋아요. 날씨를 그냥 몸으로 느껴보는 것이죠. 이런 생각들이 나중에 방송을 할 때 표현하는 방법을 다르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저는 특히 첫 문장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데, 제가 느꼈던 감정을 원고에 반영해서 멘트로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그래서 많은 친구들이 자기가 느끼는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해봤으면 좋겠어요. 또 모니터링을 통해 여러 기상캐스터들의 특징을 비교해보고 좋아하는 문구나 그 기상방송이 좋았던 점을 노트에 적어놓는 것도 좋아요. 같은 기상정보지만 기상캐스터마다 표현하는 방법이 다를 수 있거든요. 이런 준비들을 통해 공감이 가는 기상 전달을 위한 자신만의 멘트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학교에서 할 수 있는 활동 중에서는 명언재와 리더십그룹을 추천하고 싶어요. 명언재에서 공부한 경험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어요. 명언재를 통해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논술, 작문, 면접 등 사전 준비를 해나갔기 때문에 기상캐스터 시험의 기회가 왔을 때 기본적인 준비가 되어있을 수 있었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명연재에서 아나운서반 스터디를 했었는데, 친구들과 함께 각자의 끼를 보여주는 연습도 했어요(웃음). 면접 때는 매력발산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면접 때 어떻게 하면 긴장하지 않고 매력발산을 할 수 있을지 같이 연구했죠. 연예인들의 영상을 보면서 따라해 보기도 하고 각자의 개인기를 개발하기 위해 같이 노력했어요. 같은 길을 향해 절실하게 노력하는 친구들인 만큼 서로 도와가면서 힘을 낼 수 있었어요.

리더십그룹은 우리 학교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개개인이 여성리더로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잖아요. 저는 앰배서더를 했었는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활동을 많이 했던 점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또 리더십그룹을 통해 선후배 관계의 교류도 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어요.

 



- 뉴스를 통해 국민들에게 늘 날씨를 전달한다는 게 정말 멋있지만, 고충도 있을 것 같은데요. 보도를 준비하면서 또는 기상캐스터로서 가장 힘들다고 느낀 점이 있다면 어떤 부분인가요?

 

예보와 다른 날씨가 펼쳐졌을 때가 가장 힘들죠. 정확한 예보를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아무래도 어디까지다 예측보도이다 보니 항상 완벽하게 맞출 수는 없어요. 그래도 예보와 다른 상황이 발생하면 그 부분을 실시간으로 반영해서 보도하는 것을 통해 최대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 기상캐스터로서 일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첫 방송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2016815. 날짜도 기억해요.(웃음) 기상캐스터는 방송을 다 외워서하기 때문에 정보를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방송 시작 3시간 전부터 계속 외우면서 준비했어요. 방송을 하는 내내 심장 뛰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았어요. 다행히 틀리지 않고 무사히 방송이 끝나서 너무 뿌듯했어요.

 

- 그렇다면 기상캐스터로서 가장 뿌듯함을 느끼실 때는 언제인가요?

 

친구들이나 방송국 경비하시는 분 등 주변 사람들이 저에게 날씨 물어볼 때 사소한 부분이지만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날씨에 관한 정보를 가장 먼저 알고 있다는 것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주제가 되더라고요. 저에게 날씨를 물어봐주시는 분들 덕분에 일을 더 책임감을 가지고 재밌게 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되어주는 것 같아요.

 

- 기상캐스터로서 꼭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으신가요?

 

날씨가 궁금할 때 배혜지 기상캐스터를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요즘은 사람들이 어플이나 기사로 날씨를 찾아보잖아요. 제가 전하는 날씨가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면 사람들이 찾아보지 않을까요? 춥다는 보도를 할 때 기온뿐만 아니라 왜 추운지, 언제까지 추울지 구체적으로 전해드리고 싶어서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하게 돼요. 제가 전문성을 갖춰서 어려운 날씨 정보도 친절하고 알기 쉽게 전해드리고 싶어요.

 

- 앞으로 동문님의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신입이라서 많이 배우려 노력하고 있어요. 열심히 하다보면 또 앞으로 기회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대학생활 때 이것저것 해보면서 길을 찾아갔듯이 지금도 가리지 않고 여러 경험을 해보면서 저만의 길을 만들어 가보려고 해요. 정말 뭐든지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 마지막으로 꿈을 향해 달려가는 숙명의 후배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각자의 계절이 있다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누군가는 봄 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나는 겨울 같은 시간을 보낸다고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학교에서 6번째 봄을 보낼 땐, 명신관 앞 벚꽃길을 걷고 싶지 않았어요. 너무나도 힘든 시간을 겪느라 그 아름답고 예쁜 풍경을 즐길 여유가 없었거든요. 하지만 그런 혹독한 시간이 지나고 저는 현재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됐잖아요. 힘들어도 묵묵히 각자의 때를 기다리며 준비하다보면 세상에서 가장 빛날 시기가 온다고 생각해요. 자기의 가치를 의심하지 말고 믿고 올곧게 해나가면 분명히 빛을 발할 때가 있을 거예요.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보다는 어제의 나와 비교하면서 노력하면 되는 것 같아요.

힘들면 주변 선배들, 친구들,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말하면서 풀어 가면 돼요. 저도 주변 친구들, 선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준비해왔어요. 정말 고맙죠. 그래서 우리 후배들 중에 궁금한 점이 있거나 방송일 하다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 꼭 연락주세요. (hyeji@kbs.co.kr)

 

취재: 숙명통신원 15기 이아영(경영학부16), 16기 임솔(미디어학부16)

정리: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