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세상과 소통하다, 시각예술가 봄로야 동문
INTERVIEW
2944
2017.12.07
http://info.sookmyung.ac.kr/bbs/sookmyungkr/82/26531/artclView.do?layout=unknown

작가는 글로, 화가는 그림으로, 뮤지션은 음악으로 세상과 소통한다. 그들에게 글, 그림, 음악이란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는 매개체인 것이다. 숙명통신원이 이번에 만난 김은진 동문(산업디자인04) 또한 한 명의 예술가로서 본인 만의 예술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김 동문은 페미니스트로서 여성들이 겪는 차별을 시각예술로 표현한다. 글과 그림, 그리고 노래라는 다양한 예술 장르를 활용해 자신의 삶과 신념을 말하는 것이 그녀의 특징이다. 그 결과 김 동문은 올해 양성평등문화상에서 신진여성작가상을 수상하고 여성문제 인식을 확산시키는데 기여했다. 이에 김 동문이 걸어온 예술세계에 대해 알아보고자 인터뷰를 요청했다.

 


 

1999년 우리대학에 입학한 김은진 동문은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로야라는 필명은 이미 재학시절부터 예술 활동을 시작하며 지은 이름이다. “제가 대학교를 휴학할 당시 로야라는 이름을 만들었어요. 단순히 어감이 예뻐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후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면서 앞에 을 붙였고 봄로야라는 지금의 이름이 되었죠.” 봄로야의 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시각예술가로서 무언가를 계속해서 보는사람이라는 의미와 따뜻하면서도 까칠한 계절인 의 이미지 결합한 것이다. “지금은 가족들도 저를 봄로야라고 불러요. 저에게는 필명 이상의 의미가 있고, 오히려 본명보다 익숙할 정도에요.(웃음)”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김 동문은 단순히 한 장르에 국한된 예술가가 아니다. , 그림, 노래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그녀는 이야기에 맞는 도구를 찾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처음에는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시작했어요. 주로 글을 먼저 쓰고 그 다음에 그림을 그려요. 노래 같은 경우 빠르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표현 장르이죠. 저는 대부분 이야기가 있는 작업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먼저 생각하고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도구를 선택하는 편이에요.” 그녀의 이야기는 주로 눈에 잡히지 않는 관념들에 대한 것이 많다. 그래서 작업을 위해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일상에서 살아가면서 경험을 통해 느껴지는 것들을 작업에 녹여낸다. “저는 산책하는 것을 좋아해요. 특히 같은 곳을 반복해서 걷는 걸 좋아하죠. 동네 골목을 돌아다니다보면 허름하고 버려진 곳, 공터가 많은데 근 몇 년간은 여기서 시각적 모티브를 얻었어요. 그러면서 사람의 감정, 그 지역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작품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오늘날 페미니즘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우리대학 학생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김 동문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여성으로 태어났거나 약자인 경우 나를 보호해줄 수 있는 이론에 관심을 가지게 돼요. 저는 고등학교, 대학교를 지나면서 착한딸 콤플렉스’, ‘가부장제등 사회의 선입견들이 불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페미니즘의 작품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자연스럽게 저의 작품에도 페미니즘적 요소들이 녹아들게 됐죠.” 김 동문이 페미니즘 작품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게 된 것은 노뉴워크라는 팀의 미술 전시를 기획하면서 부터라고 한다. “여성 미술가들과 페미니즘 관련된 작품들이 많지만 한 군데에 모아놓은 곳이 부재했어요. 그래서 이러한 작품들을 모아 미술 전시를 하게 됐죠.”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으로 김 동문은 올해 양성평등문화상에서 신진여성작가상을 수상했다. 올해 여성신문이 주관한 성평등 관련 프로젝트가 수상의 가장 큰 이유였다. 이 프로젝트의 참여 작가이자 전시를 총괄한 김 동문은 저 문장을 들은 사람들이 할 일이라는 제목으로 테스트 드로잉 워크숍을 열었다. 예술계 내 성폭력 피해자를 지지하고, 연대자와 피해자의 목소리를 모은 책 참고문헌 없음수록글 중 이성미 시인의 거리에 관한 글을 시민과 함께 읽고 이미지로 표현해보는 작업이다. 김 동문은 “‘거리와 관련한 시를 통해 관객과 작가의 마음의 거리, 사건과 일상 사이의 거리를 담았다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모여 진행한 프로젝트인 만큼 다양한 시각으로 여성주의가 가진 의미를 접할 수 있길 바랬다고 설명했다.

 


 

숙명여대 재학시절, 그녀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천주교 동아리라고 한다. 천주교 대학 연합 동아리를 통해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전했다. “천주교 동아리에 있으면서 정치, 사회에 조예가 깊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서 기억에 남아요. 나에게 권리와 자유를 준 이전 세대에 대해 많이 배웠고요. 본관 올라가는 정원에 자주 앉아서 책을 보곤 했는데 학교 안의 낡은 구석구석을 좋아했던 추억이 기억나네요.(웃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 동문은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작가가 되겠다고 말한다. “어떤 것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야기를 만들 예정이에요. 작품 준비는 꾸준히 하고 있고, 12월에 북페어에서 작은 책을 낼 예정이에요. 이제는 제가 해온 것들을 좀 더 깊이 있게 접근해야 한다고 고민하는 시점이죠.”

 

마지막으로 김 동문이 숙명인들에게 전하는 한마디. “학생들이 좀 더 과감해졌으면 좋겠어요. 어렵지만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과정이 중요해요. 그리고 본인의 꿈을 구체화시키세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정했다면 그와 관련된 작은 활동들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 처음부터 완벽하려고 하기보다 계속 라는 사람을 인식시켜주는 과정이 필요하답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15기 김경현(아동복지학부16)

정리: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