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시대, 논리나 기획보다 중요한 건 재미” 종합마케팅회사 셜록컴퍼니 배은지 대표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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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0
http://info.sookmyung.ac.kr/bbs/sookmyungkr/82/24203/artclView.do?layout=unknown

자본금 0원으로 시작, 법인 전환 6개월 만에 매출 1억 원 달성, 삼성전자·LG생활건강·넥슨 등 굴지의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들과 협력 프로젝트 진행, 현재 직원 평균 나이 29. 젊은 나이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좇아 창업을 하고, 성공적인 발걸음을 내딛는 회사가 있다. 우리대학 배은지 동문(정방13)이 대표로 있는 종합마케팅회사 셜록컴퍼니다. 올해 수주한 캠페인 잠정 매출만 10억 원에 이를 정도로 거침없이 성장하고 있는 셜록컴퍼니는 스타트업 기업의 한계를 아이디어와 실력을 거침없이 깨고 있다. 이에 숙명통신원이 배 동문을 만나 비결을 들어봤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셜록컴퍼니 대표 배은지입니다. 여행작가 겸 블로거이기도 하고, 인스타그래머이기도 하고, 여러 가지 직업을 두고 있는 사람이죠.

 

- 셜록컴퍼니는 어떤 회사인가요?

 

저희 회사는 직무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에요. 보통 광고대행사는 광고만 진행하고, 홍보대행사는 홍보만 하죠. 하지만 저희 회사는 모든 일을 다 한답니다. 우린 하나의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다 이어질 수 있게끔 만들어요. 즉 저희는 광고, 홍보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냥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인거죠. 저희는 일을 할 때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나중에 후회하기 싫어서 실행에 옮겨요. 제 별명이 시도 덕후(한 분야에 미친 듯이 빠진 사람을 의미하는 일본말 오타쿠를 한국식 발음으로 바꾼 오덕후의 줄임말)’인 이유에요. 후회할까봐 두려워하는 마음이 저의 원동력이죠. 이런 것들 덕분에 우리 회사의 직원은 7명 밖에 되지 않지만, 주 고객은 대기업인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지금은 종합 광고 홍보 마케팅 전문 에이전시지만, 내년엔 또 다른 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동문님의 하루 일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우리 회사는 야근을 지양합니다. 아침에 출근하면 다같이 약 30분 간 커피를 마시며 어제 뭐했는지 이야기꽃을 피워요. 그리고 저녁 6시까지 업무강도가 높게 일을 하고 퇴근하죠. 아무리 늦어도 7시 전에는 꼭 퇴근합니다. 밤늦게까지 야근하는 건 일을 못해서 그런 게 아닐까요?(웃음) 개인적으로는 일주일에 두 번은 건강을 위해 아침 7시에 일어나서 필라테스를 해요. 15분 정도 걷고 반신욕을 한 뒤 출근을 합니다.

 

- 창업을 하신 계기와 과정이 무엇인가요?

 

저는 원래 방송PD를 준비했었어요. 그런데 최종 면접에서 떨어지고, 잘 진행이 되지 않았죠. 당시에는 MBC, KBS가 파업하고, 종편 방송사도 지금처럼 크게 성장하지 않았던 때였어요. 그래서 PD가 대부분 계약직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게 싫었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인데, 계약직에게는 그런 역량을 기대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나는 콘텐츠 제작하는거 좋아하니까 마케팅 쪽 일을 해야겠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프레인이라는 회사에 들어갔죠. 운이 좋게도, 당시엔 기업 블로그라는게 생긴지 얼마 안돼서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 건지 아무도 잘 모르는 상태였답니다. 그런데 저는 대학 시절, 수업을 들으며 블로그랑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방법을 배웠었어요. 당시 교수님이 내주셨던 과제가 페이스북 친구 100명 만들기와 같은 것이었는데, 그때 재미를 붙여서 열심히 배워, 파워 블로거가 되고 또 페이스북을 잘 다룰 수 있게 됐죠. 그래서 전 그 회사에서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잘 운영하여 거래처도 많이 얻어낼 수 있었어요. 전 점점 회사에서 모든 디지털 캠페인을 다 전담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계속 야근도 잦아지고 힘들어지는데, 제가 좋아하는 콘텐츠 만드는 일은 계속 하고 싶어서 창업을 하게 됐어요. 크게 고민을 거칠 일도 없었죠.

처음 창업을 시작했을 땐, 기업에서 절 프리랜서로 찾았어요. 저는 제가 원하는 모든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상태였으니까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프로젝트가 제게 맡겨졌어요. 처음엔 혼자 프리랜서로 일했지만, 다른 친구들과 함께 팀 빌딩(Team Building)을 통해 일을 했죠. 그 때 같이 한 친구들이 아직도 함께 남아있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창업을 하게 된 것 같아요.

 

- 업무를 수행할 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 있을까요?

 

관찰력직관성이라고 생각해요. 소셜미디어가 발달한 요즘, 논리력과 기획력 같은 것들보다는 재미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을 웃길 수 있는 게 가장 필요해요.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과 실제 현실은 매우 달라요. 많은 실무 마케터들이 85만원이나 내고 패스트캠퍼스에서 진행되는 제 강의를 수강해요. 실무랑 학교에서 배운 이론은 매우 다르기 때문이죠. 학교에서 배운 많은 이론들은 실전에서 잘 쓰이기 어렵죠. 저는 제 경험을 통해 직관성재미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답니다.

 


 

-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준비하겠습니까?

 

다시 대학교로 돌아간다면, 꼭 교환학생을 가고 싶어요. 과거엔 한국에서도 내 모든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서 가지 않았는데, 그게 후회가 되네요. 그 나이 대에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데 우리 학생들은 그런 것을 다 해봤으면 좋겠어요. 대학생으로 돌아가서 교환학생을 간다면 외국에 나가서, 나의 콘텐츠에 그 외국생활을 오롯이 담는 것을 하고 싶어요. 요즘 페이스북에도 여행 다녀와서 올라오는 동영상들 많잖아요. 어학점수를 따기 위해 외국에 나가는 것 말고, 진짜 삶을 즐기기 위한 여행이 하고 싶네요. 저는 직장생활을 하다가 우리대학으로 편입을 한 거라 취업에 그렇게 목매진 않았어요. 그런데 요즘 친구들은 취업을 목적으로 모든 걸 경험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다른 학생들도 대학 생활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셜록컴퍼니는 인재채용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채용 사이트에 채용 공고를 내거나 하지 않아요. 대신 페이스북을 이용합니다. 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 제 주변 사람들은 다 좋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좋은 사람들이 들어올 확률이 높죠. (웃음) 저희 회사는 직원 수가 7명 밖에 없다고 말씀 드렸는데, 직원들끼리 나이도 거의 한 두 살 차이 밖에 나지 않아요. 그런 어린 친구들이 대기업만큼 연봉을 받는 것도 아닌데 회사에 남아있고, 일을 정말 잘해주고 있죠. 직원 중 한 명은 동국대 광고홍보학과를 수석 졸업한 친구에요. 원래 코바코에 다니던 친구였는데 그만두고, 채용공고를 올리지 않았는데도 페이스북으로 연락이 와서 만나게 됐어요. 본인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서 우리 회사가 좋다고 하더군요. 다른 친구는 애드피아에서 하이네킨 페스티발자라섬 페스티벌을 기획한 친구였어요. 그 친구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면서 우리 회사에 오고 싶다고 해서 왔죠. 저희는 딱히 채용 프로세스는 없어요. 먼저 우리 회사의 문을 두드려 주는 사람이 함께 하게 되는 것 같아요!



- 아이디어는 주로 어떠한 과정으로 형성해 나가시나요?

 

보통은 놀면서 아이디어를 얻어요. 아이디어 회의를 하다가 진짜 안 되겠다 싶으면 그냥 놀아요.(웃음) 직원들끼리 드로잉 수업도 하고, 애니어그램도 해보고, 또 위스키 클래스도 가는 등 다양하게 즐기면서 아이디어를 얻죠.

 

- 가장 기억에 남았던 프로젝트는 무엇이 있나요?

 

LG생활건강의 피지의 왕국이요. 이 광고를 계기로 저희 회사가 유명해질 수 있었거든요. 그 당시 저는 응가 대전이라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었는데, LG광고 담당자가 와서 그걸 보고 저의 경력 등을 고려해 프로젝트를 맡겼어요. 그 이후로 셜록컴퍼니가 영상을 독창적으로 잘 만든다는 평을 듣게 됐죠. 요즘은 중국 CF까지 찍는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

 

현재 저희 회사는 작고 단단한 광고 회사에요. 지금 저희 회사의 분위기는 돈 버는 동아리 같은 느낌이에요. 이런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서 직원 수는 그렇게 늘리고 싶지 않아요. 그 대신 수익 창출을 위해 프리랜서들과 많이 협업할 예정이에요. 그 중에서도 이전 회사에서 알고 지내던 경력단절 여성들과 많이 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들은 확실히 똑같은 능력이 있지만 임신, 육아 등의 이유로 취업이 안 되는 것이기에 저희 회사에서는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그들과 프로젝트를 해요. 더 나아가서 경력단절 여성 플랫폼도 만드는 중이랍니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 실리콘밸리로 진출해서 투자도 받을 계획입니다.

 

- 창업을 꿈꾸는 학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마지막 말씀이 있다면?

 

고민하지 말고 일단 하세요! 아무 것도 잃을게 없어요. 고민만 많이 한다고 해서 아무것도 되진 않아요. 저의 꿈은 아무거나 되는 것이에요. 지금까지 저는 직업이 여러 개가 있었어요. 그 중에 저희 어머니가 제일 좋아하셨던 것은 카페 사장이랑 작가였죠. 이 일들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면, 그 카페 사장과 작가들을 계속 동경만 하며 살아갔을 거에요. 해보기 전엔 그런 사람들이 부러웠는데, 직접 해보니깐 그런 일들도 그냥 아무거나에 포함되는 일이더라고요. 우리 숙명인들도 어렵게 생각지 말고, ‘아무거나다 해보시길 바랄게요.

 

취재: 숙명통신원 15기 정유정(영어영문학부14), 16기 이은빈(홍보광고학과16)

정리: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