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은 유(有)에서 조금 더 나은 유(有)를 만드는 과정이죠” 중앙동아리 <엉뚱한 사람들> 인터뷰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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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1
http://info.sookmyung.ac.kr/bbs/sookmyungkr/82/23864/artclView.do?layout=unknown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지금,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주목받는 시대가 왔다. 우리대학 중앙동아리 <엉뚱한 사람들>은 여대 최초의 발명 동아리로, 다양한 전공의 인재들이 모여 발명 뿐 아니라 과학캠프로 교육봉사까지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신선한 아이디어를 구상하며 발명에 몰두하고, 많은 학생들에게 과학과 발명의 즐거움을 알리고 있는 이들을 숙명통신원이 만나보았다.

 

- 자기소개 및 동아리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엉뚱한 사람들> 회장 권정민(르꼬르동블루외식경영16), 부회장 김수한(경영16)입니다. <엉뚱한 사람들>은 지식재산권보호라는 이슈에 사회적 관심이 쏠리던 2002년에 생긴 여대 최초의 발명동아리에요. 보통 발명하면 공학(engeening)과 깊은 연관이 있는데 당시 우리대학은 공대가 없었는데도 이례적으로 생긴 동아리라 더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톡톡튀는 엉뚱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활동하지는 의미에서 동아리 이름을 <엉뚱한 사람들>이라고 지었어요. 저희 동아리는 전국대학발명동아리 연합소속이고, 상반기와 후반기에 연합활동 세미나도 진행하고 있어요. 그리고 방학 중에는 과학발명캠프를 열고 있어요.

 


 

- <엉뚱한 사람들>은 매년 대학창의발명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혹시 소개하고 싶은 발명품이나 독특한 아이디어가 있으신가요?

 

: 저는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어요. 휴대폰 액정 보호필름 한 번에 붙일 수 있는 툴을 만드는 건데요, 치약이 짜지는 원리를 이용해서 쉽게 부착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아직 실체화를 시키지는 못했지만, 곧 도전해보고 싶어요. (웃음)

: 저는 <엉뚱한 사람들> 회원 안미미 학생(경제17)의 발명품을 소개하고 싶어요. 바로 매일 높은 구두를 신고 다녀야 하는 여성을 위한 굽 높이 조절이 가능한 플랫슈즈에요. 굽이 종류별로 있어 기분에 따라 혹은 발 상태에 따라 굽 교체가 가능한 게 특징이죠. 일상생활을 더 편리하게 도와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발명품이라고 생각해요.

 

- 현재 발명하고 싶은 소재 혹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 저희 동아리는 올해 프라임 자기주도개발공모전에 동아리 이름으로 신청하여 지원금을 받아 3D프린팅펜을 구매했어요, 그러나 3D프린팅펜에서 나온 액체가 바로 굳지 않고 흔들리는 문제가 생겨서,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에요.

: 지금 3D프린팅펜에 쓰이는 소재가 필라멘트인데, 이 소재를 다른 걸로 바꿔보려고 생각 중이에요. 아니면 이 소재를 보다 빨리 굳힐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해보고 있어요. 저희가 발명대회를 준비하다보니 도안이나 실제모형으로 만들 때 3D 프린팅이 굉장히 유용하다는 것을 몸소 느꼈어요. 근데 아직 이에 대해 모르는 동아리 회원들이 많아서 3D프린팅 사용법에 대해서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익히면 좋을 것 같아 이에 관련해서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 <엉뚱한 사람들>은 어떻게 발명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일단 발명을 시작하기 전 대학창의발명대회에서 공고한 주제를 기준으로 아이디어를 구상하기 시작해요. 또는 편하게 얘기를 나누다가 불편한 점이 나오면 그것에 대해서 얘기 나누고 개선할 점을 찾아보며 아이디어를 구상하죠. 꼭 무엇인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것을 생각해내야 한다는 압박감보다는 편안한 분위기나 우연한 상황 속에서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편이에요.

: 저희 동아리가 전국대학발명동아리연합 소속이라 정기적으로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 구부리기나 붙이기 등 소재를 변형시킬 수 있는 요소가 적힌 카드들을 조합하는 방식의 트리즈(triz)기법을 이용하여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발명품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 발명 동아리를 이끌어가는 입장으로서 발명의 가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지금 뭔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참신한 발명을 하기엔 사실 기술이 많이 발전했고, 이미 다양한 발명품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현대적인 발명의 가치는 아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보다는 기존에 있는 제품을 잘 활용할 수 있는 편리함을 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 맞아요. 저희 동아리가 공과대학 학생이나 과학 쪽 분야의 학생들만 받지 않고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모집하는 이유도 새롭고 다각적인 시각에 입각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서예요. 저희 동아리가 추구하는 발명의 가치가 이러한 다양한 시각을 접목시키는 융합에 있다고 생각해요.

: 진정한 발명의 가치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도 있지만,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유에서 조금 더 나은 유를 만들어나가는 것도 포함되지 않나 싶어요.

 

- <엉뚱한 사람들> 활동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교육봉사캠프에요.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을 쉽게 배울 수 있게 돕는 활동이었어요. 특히 동두천 신흥중학교에서 한 캠프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희는 라바 램프랑 핸드크림 만들기, 광섬유 전등 만들기 등 많은 활동을 준비했는데, 사실 하기 전엔 중학생 아이들이 저희가 준비한 활동들을 재미없어 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어요. 근데 학생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정말 뿌듯했어요. 내년에 또 와달라고 하는 아이들의 말에 이번에도 또 가려고 추진했지만 학교 공사랑 일정이 겹쳐 아쉽게 못 갔어요. 이번 겨울방학에는 꼭 계획하여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회원들이 동아리방에서 3D 프린팅펜을 가지고 열심히 무언가를 만들어낼 때 회장, 부회장으로서 뿌듯해요.

 


 

- 반면에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 저희 동아리가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모인 동아리다보니 도출해내는 아이디어는 독특하고 참신하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다소 어려움을 느낄 때가 많아요. 저희가 회장, 부회장이지만 회원들을 이끌어주고 뒷받침해주기에 지식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아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에 힘든 점이 있는 것 같아요. 또한 구체화를 하는 데에 드는 비용문제도 있고요. 지원금이 많지도 않아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수 없을 때 벽을 느끼기도 해요.

 

- 매년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과학캠프 봉사활동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 저희는 과학캠프를 진행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학교를 섭외해요. 이번에는 회원들 중 삼성드림클래스 활동을 하는 분이 있어서 그분이 수업하는 학교에 허락을 받았어요. 혹은 우리 회원들의 모교에 연락을 하기도 하죠. 다음엔 무슨 실험을 할지 결정해요. 그 당시에 가장 핫한 과학기술, 사건들 위주로 실험을 구성하고,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재미있는 방식으로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지난 여름방학에 진행한 과학캠프에서는 최근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친환경 물병인 오호를 만들어보기도 했는데요. 오호를 통해 환경 이야기와 과학적 원리를 함께 설명해주며 실험을 진행했어요.

: 또한 학생들이 학교에서 과학을 배울 때 관련된 모든 실험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학습과정에 맞춰서 준비를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아이들에게 단순한 실험 과정이 아닌 과학 발명적 사고를 알려주고 싶어서 현대의 발명품의 원리와 과학적 지식을 전달할 수 있게 프로그램을 짜고 있어요.

 


 

- 4차 산업혁명시대가 큰 이슈인 지금, <엉뚱한 사람들>4차 산업혁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 AI(Artificial Intelligence)를 이용하거나,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을 이용하는 등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하는 게 4차 산업혁명이잖아요. 따라서 앞서 말했듯 융합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초연결시스템이기 때문에 모든 게 연결되니까 어떠한 것을 연결하자하는 아이디어가 큰 힘을 갖게 되지 않을까요?

학교 수업에서 AI의 위험성에 대해 논의하기도 하는데, 제 개인적 생각으로는 결국 연결을 하고 융합을 하기 위한 플랫폼을 만드는 건 사람이 하는 것이고, 인간의 몫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플랫폼을 구축하고, 기술을 통해 구현하는 게 우리가 이끌어갈 4차 산업혁명이니까요. 그래서 그러한 혁신적인 기술이 누구에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도 4차 산업혁명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예를 들어 삼성의 인공지능 빅스비나 카카오의 빅데이터 같은 경우, 두 기업만의 강점이 있잖아요. 이 두 개가 각자 플랫폼을 갖고 있고, 이게 융합하여 새로운 것이 탄생하면 또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이 구축되는 것처럼 이런 면에서 볼 때 4차 산업혁명에서는 융합이 가장 주축이 된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융합은 발명품을 생각해내는 과정과도 유사한데요, 포크랑 숟가락을 합치는 것처럼 발명도 융합이거든요. ‘이 두 개가 연결이 될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하니까요. 그런데 이런 생각은 사람이 하는 거잖아요.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협한다는 말이 많지만, 오히려 기술이 할 수 없는 부분을 인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채워나가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 <엉뚱한 사람들>의 향후계획과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 중학교에 방문하면서 과학교육봉사를 진행하다보니 학교 별로 교육환경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꼈어요. 실험을 해보기 어려운 학교에 방문해서 많은 아이들에게 과학 실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어요. 또한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학교 내에서 3D프린팅펜을 체험해볼 수 있는 부스를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 발명을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고, 세미나도 지속적으로 참여하여 타 발명동아리와도 활발하게 교류할 예정입니다.

 


 

- 마지막으로 새로운 첨단기술과 발명에 관심이 많은 숙명인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 발명과 기술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어요. 발명이라고 해서 에디슨, 아인슈타인같은 천재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일상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발명의 소재가 될 수 있으니까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3D프린팅펜과 같은 최신 과학기술이나 과학교육봉사에 관심이 있는 숙명인이라면 엉뚱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건 어떠신가요? 저희들의 문은 항상 열려있습니다. (웃음)

 

취재: 숙명통신원 16기 구나연(행정학과16), 임솔(미디어학부16)

정리: 홍보팀